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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세월 흘러 너를 우연히 다시 만나니,
나는 변하지 않았는데 너도 변하지 않았구나.
그러니 우리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못하겠구나
사랑을 하여도 금세 이별이겠구나
수천 번의 봄이 되풀이되고 수억의 꽃봉오리 피고져도,
내가 있는 풍경 속에서 너는 늘 그렇게 슬플 거구나.
먼 세월 흘러 너를 우연히 다시 만나니,
나는 변하지 않았는데 너는 변하였구나.
그러니 우리 처음으로 돌아갈 수가 없는 거구나
갈기갈기 찢어진 그리움을 너는 이제 모르는구나
수천번 네 이름을 부르며 그토록 긴 시간을 통과했는데,
나없이 너는 혼자 그렇게 아름다워졌구나.
-황경신 <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