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초등학교 시절, 창틀에 걸처앉아 떨어질까 조바심을 내며 창문을 닦던 기억에 비추어보면, 언제부턴가 집과 사무실의 유리창이 시원스럽게 커짐을 느낀다. 그러면서 시원함보다는 답답함이 앞선다. 예전의 유리창은 실내공기와 바깥공기를 서로 맞바꾸는 자연환기가 그 존재이유였는데, 유리창이 커질수록 유리창은 안과 바깥을 구분짓는 경계로서의 역할만 충실하면 된다. 저 좁다란 창을 아무리 활짝 밀어젖혀도 바람하나 들어오지 않는 창문이 도대체 무슨 필요가 있을까? 유리창의 뿌연 먼지막에 투과된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그리도 좋을까?
들뫼꽃
2007-04-11 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