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a 누가 그랬다. 야경은 해떨어진 후 30분 전에 찍어야 제맛이라고... 그래서 퇴근 후 부랴부랴 써큘라키로 향했다. (써큘라키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멋지게 보이는 시드니 중심부의 항구) 그 궁극의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발 동동 굴러 기다려 셔터를 눌러댔지만, 역시 실력부족, 자질 부족.. 대단한 사진 한 장 못건지고 그 육중한 삼각대와 카메라가방을 축 처지게 걸쳐 메고는... 피곤하기도 하고 배도고프고.. 해서 간곳이 고작 맥도날드 (카메라 구입 후 줄곧 이어지는 헝그리정신) 중동계열로 보이는 대식구의 가족이 오늘 나들이를 나왔나보다. 달력같은데서나 볼 수 있을 만큼 귀엽고 깜찍한 꼬마아가씨가 눈에 들어왔다. 나를 한번 쳐다보고 방끗 웃으며 엄마품에 얼굴 품고... 또 살그머니 쳐다보고 또 엄마품에.. 장난치기 좋아하는 난, 아이엄마가 딴데보는 틈을 타 짓궃은 표정 지어가며 꼬마소녀와 장난을 쳤다. 아이엄마는 재밌다는듯, 나더러 사진사냐고, 호주에 사냐고 물어보았다. (내 카메라는 고작해야 엔트리급 SLR과 번들렌즈.. 그래도 여기선 이런 카메라 들고있으면 사진사로 보나보다) 난 학교선생이고, 호주에 산다고 짧게 대답하고선, 기회다 싶어서 아이를 모델로 사진한컷 찍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내었다. 아이의 이름은 리사. 정말 리사 같이 생기지 않았는가?? 눈망울이 어찌나 크고 맑던지 저게 대체 실물인가 아님 누가 그려넣은건가 싶을정도였다. 엉클어진 곱슬머리, 입가에 캐찹 얼룩들... 그 개구쟁이 천진난만한 웃음이 너무 좋았다. 오늘의 베스트컷, 이 한장이 날 살렸다. ㅎㅎㅎ
비행소년™
2007-04-11 1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