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지구인...벗 '탕수'에게.. 많이 무덥던 날이었다.. 돌아올수 없는 사막이라 이름붙은 타클라마칸까지 두달동안 쉬임없이 자전거 페달을 밟았던 나에게.. 탕수와의 만남은 그 끝자락이자 '카라코람 하이웨이'의 시작점인 카쉬가르에서의 무척 더운 여름날....아주 잠깐 동안의 첫만남이었다. 조금은 어색하게 인사나누고.... 녀석은 버스를 타고 파키스탄으로 넘어가고 나는 정든 세발 자전거에 몸을 실어서 파키스탄으로 향하고... 같은날 출발.. 걸리는 시간은 이틀과 열흘이었기에.... 그렇게 길에서 잠시 만난 가벼운 만남으로 끝이 날줄로만 알았다. 열흘이 걸려서 도착한 파키스탄의 장수마을 '훈자' 전화방에서 한국으로 어렵게 전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윈도우 너머로 예의 그 컬럼비아 사파리 모자와 반바지를 입은 탕수가 지나쳐 내려간다. 어렵게 신호음이 가던 전화를 끊어버리고 밖으로 뛰어나가 멀리서 크게 소리쳐 부른다. '창수씨...' 일주일전쯤..아니 적어도 사나흘 전에는 다른 곳으로 떠났으리라 생각했기에 조금은 더 반가운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녀석과의 두번째 만남이었다. 그리고 길고 길었던 밤을 보내며 이야기 나누던 훈자... 그리고..동행... 세발 자전거는 어떤 이유에서 한국으로 보내게 되고...천진에서 포르투갈로 향하던 나의 유라시아 횡단은 또다른 멋진 길 위에 멋진 벗과 함께 서게 되었다. 길깃에서 함께 낭가파르밧 베이스캠프 트래킹을 하고.. 이것저것 팔아치워서 또 같이 여행했던 북부 파키스탄... 달리는 지프차에서 지붕을 열어 맞이하던 그 시원한 바람과 계곡의 소리.... 잊히지 않을 칼라쉬 밸리의 기억... 그리고....또 한번의 헤어짐... 같이 받았던 아프가니스탄 비자..... 어떤 일이 있어도 함께 하자던 아프가니스탄 비자는 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녀석을 따로 보내며 택시 창문으로 그렇게 길게 손을 흔들며 헤어지게 된다. 한달동안 파키스탄에 남아서 얼마나 걱정을 많이 했던지.. 결국 녀석때문에 핸드폰을 구입하고...연락을 기다리고...메일에 그렇게 여자친구한테도 안쓸정도의 걱정을 담아 보내고... 그리고 아프간에서 걸려온 탕수의 전화... '씨발놈아 살아있냐?' '지랄....니나 잘해....병신아..' 역시...사나들끼리는...그게 편한가 보다.... 그리고...쉬지않고 87시간을 달려서..간 이란에서의 세번째 만남... 쉬지도 않고 달려온 몸이 감당을 못해 숙소에서 며칠째 누워있는데....녀석이 이른 아침....문을 두드린다.. 아프간에서 헤어질때처럼....뜨겁게 포옹을 하며...녀석과 먹으려고 가지고 왔던 8만원을 주고 파키스탄에서 산 소주 댓병과 라면으로 아침부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마술레...칸도반.. 그 그림같던 시간들..... 이란에서 모잘랐던 달러때문에 공항에서 청승 떨던 일... 바레인을 거쳐서 들어간 예맨... 그 시간이 멈춘듯한 거리와 거리...그리고 사람들..... 우리 언제 다시 이곳에 함께 설 수 있을까... 길에서 만났지만 20년지기 친구보다도 더 많이 통했던 탕수... 그리고 나에게....사진에 대해서 많은걸을 일깨워준 녀석.... 같이 고민하고....같이 울고....같이 웃고.... 또 한번의 헤어짐... 어떤 약속때문에 미팅이 잡혀 말레이시아로 가야했던 나와....에티오피아로 넘어갔던 탕수... 그렇게 또 한달이 지나가 버린다.... 그리고 우리 약속한대로....한국이 아닌....태국 카오산에서 맥주 먹고....미친척 소리지르자던 약속을 위해... 나는 한달을 기다리고....녀석은 약속대로.....방콕으로 날아와 주었다.... 그리고 2주간의 이야기들...... 녀석의 여행은 1년반을 향해 다가가며 끝을 향하고 있었고... 나는....또....다른 길 위에 서기 위해서....다른 꿈을 꾸고.... 그렇게 녀석은 미얀마로...나는 네팔로.... 파키스탄에서 부터 함께였던..'달리기'는 라오스로..... 마지막은 각자 마무리 하자며.....녀석과는 그렇게 또 헤어졌다..... 우리 또 언제 그곳에 같이 할 수 있을까.... 많은 밤을 홀로 지내면서도 나에겐....그런 생각들이 떠나질 않는다... 언제 다시 녀석처럼 좋은 친구.....착한 동생이랑 셋이서 여행을 할 수 있을까..... 6개월동안....나에게 정말 많은 힘이 되어주고....벗이 되어주었던..... 탕수와 달리기.. 아니....창수와 인태... 지금 이 자리를 통해....그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렇다고...'탕수'가 이야기처럼 그렇게 멋진녀석만은 아니고...좀 외설적이기도 하고....성격도 모난곳이 있지만.... 녀석의 다른 만가지 매력으로 그런것들 또한 매력으로 다가오기 마련..... 사랑하는 내친구 '탕수'야.... 내 너를 만난것은 정말이지.... 다시 오지 않을 멋진 기회이자...멋진 기억들이라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건.....자리한 그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벗으로 서로에게 남기를..... 사랑한다..... 2007년 4월 벚꽃 필무렵....벗 형욱.. -덤:탕수가 가지고 다니던 손 때묻고...이야기 많은 카메라는 지금 내 손에 있다. 내가 가지고 다니던 올림푸스의 E-1이 보급형이라고 그렇게 놀리더니... 녀석은 내가 자신이 다 가지 못한 길을 이어서 가길 바라며..... 언제 갚을지 모를 마음의 빚을 지운채 선뜻 카메라를 넘겨 주었다... 잊지 않고....우리가 함께 봤던 그 사람들... 그리고.... 남은 길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니 마음 그대로 같이 담도록 하마.... -너의 출판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사진-세계 제7위의 고봉.....낭가파르밧에서....아침부터....밥 안하고..일기 쓰는척 하는....탕수.. Nanga Parbat @Pakistan
로빙화
2007-04-07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