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에 대하여...
흔들림에 대하여 - 인애란
바람부는 언덕 위
홀로 서 있는 나무를 보며
흔들리지 않고 고개 숙이지 않으려
무던히 버티는 중인 줄만 알았다
바람 세차게 부는 날
언덕 위 홀로 서 있는 나무에
기대어보니 알겠다
되려 온 몸에 힘을 쭉 빼고
바람 부는대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잠긴 마음의 빗장을 열고
영혼의 숨결에 귀를 대보니 알겠다
나무의 품에서 바람이 울고 있다는 것을
바람은 목소리가 없어
나무가 대신 소리내어 울고 있다는 것을
홀로 서서 다같이 사는 세상,
삶의 어느 언덕에서 나, 그 무엇을 위해
몸의 한 편 내어준 적이 있었던가!
그 누군가에게 도움짓 한적이 있었던가!
산다는 일이 그런 것이라면
진정 그게 그런 것이라면
바람 가득 가슴을 풀어 흔들리고
너와 나의 아픔에
정직하게 고개 숙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