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저수지?
영화속에서 폴리?(록키의 늙은 친구)는 10라운드 공이 울리자 록키에게 외친다.
" 이봐 록키, 네 생의 마지막 라운드라는 것 잊지마!!"라고.
게임은 진다. 그러나 자신에게 진 것은 아니었다. 기대치 않았던 투혼에 모두 열광하고, 록키는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한 게다.
영화가, 빈둥대는 나를 이끈다.
이름모를 여자의 변사체가 발견됐다던,
내가 시간 날적마저 담배 한대 피우러 어슬렁거리던 화성의 한 저수지로
저 양반의 뒷모습에 매료된다. 끝없는 침묵과 고요. 넓은 호수를 맞아 저만의 재미와 호기에 빠져 치열한 전투중인 그의 모습.
갑자기 노인과 바다가 생각난다. 노인이 항구에 닿았을 때는 커다란 참지(다랑어? 기억이..가물)의 뼈만 앙상하게 남았지만
노인은 그로하여 삶에의 다시 의미를 부여하고, 질긴 자기 삶의 승자가 된다.
난 어떤 모습인가...
난 누구와 싸우고 있는가.
싸우고 있긴 한건가... 치열하긴 한 건가...
걷는다. 또 다른 여자의 시체가 발에 체일 때까지 저수지 주변을 걷는다.
논뚜렁에는 푸릇한 봄이 묻어나고, 버들나무는 보송보송한 흰솜털의 싹을 키우고 있었다.
차에 앉아 바쁘게 지나친 풍경속에 봄은 자라고...있었다.
하찮아 보이는 미물들도 저들의, 저들만의 또 다른 투쟁을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