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a 6 - AM 2:00-5:00 오늘은 제대를 앞두고 마지막 남은 외박을 받았대요. 새벽 2시 넘어 매일처럼 먹는 밥을 오늘은 안 먹을려구요. 과자도 먹고 싶고 코코아랑 쥬스도 먹고 싶은데 얼굴 붓거든요. 아! 세수할 시간을 놓치면 안 되니까. 3시부터 조금 자야겠어요. 그리고 네 시에 일어나 화장을 하면 첫차 시간을 맞출 수 있어요. 전 화장을 두 시간 넘게 하거든요. 안 그러면 화장이 잘 안 먹혀요. 대각선으로 있는 가게는 토요일이 노는 날인데 인테리어를 하겠다고 합니다. 앞 쪽에 벌써 나가고 들어온 가게가 있고, 계단 올라서서 한 가게도 빠졌습니다. 같은 옷을 파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되는 가게를 보면 괜시리 어깨가 낮아집니다. 인테리어라도 달리 해보면 좀 더 나아질까 해서 잠도 안 자고 뚝딱뚝딱했지요. 그 옆 가게도 성격이 좋아서 그렇지 손님이 드문드문합니다. 퇴근 시간이 되어가는 데 지게꾼 아저씨에게 물건을 잔뜩 해올리더니 언니가 마네킹도 가져오고 부스럭부스럭 바쁩니다. 어떤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이 좁은 공간에 월세는 커녕 관리비도 안 나오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들 목소리가 낮고 인사하는데도 힘이 빠져있습니다. 그래도 언제나 웃음으로 살아봅니다. 어렵지 않고서 기쁨의 맛을 달게 만날 수 없으니까요. 새벽 5시가 되면 마네킹도 잠을 청합니다. 몇 시간 뒤면 또 뜨거운 조명 아래 오래도록 서 있어야하니까요. 누군가 "千喜萬福"이란 글구가 적힌 부적(?)을 가져왔습니다. 뒤를 돌려보면 소원을 적는 곳이 있습니다. " 돈 좀 많이 벌게 해주세요 " 그것을 전해준 사람 말처럼 돈을 많이 벌면 다 따라올까요. 밥 반찬으로 먹던 오돌뼈를 오도독오도독 씹어먹던 옆 점포 사장님이 술 한 잔 생각난다며 한숨을 크게 몰아쉬었는데, 오늘의 판매일지를 쳐다보니 꼭 그렇습니다. 다행히 악세서리 점원은 가불할 만큼은 벌었다고 안도의 숨을 쉬며 등을 쓸어주었습니다. 모두들 숨쉬기가 바쁜 때입니다.
알섬
2007-03-22 0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