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마음
장터 사진 몇 장 찍어보겠다고 이른 새벽부터 군산역 앞 새벽시장을 몇 바퀴나 돌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허락을 구하는 모습이 안돼 보이기라도 했던 것일까?
사진 좀 찍어도 되겠느냐는 청에 두 분 아저씨는 선선히 그러라고 허락을 해주셨고, 아주머니 한 분은 "이런거 사진 보면 울 딸 맴 아프요!" 하며 "대신에 얼굴은 안나오게 찍어주소" 하며 뒷모습 모델만 허락을 해주셨다.
"아, 맴이 아프긴 머시가 아퍼. 어매 이래 고생해 지 키운 거 알면 더 고마워 해야 쓰지" 하는 아저씨들의 추임새가 이어지지만, 아주머니는 묵묵부답 제 할 일만 하신다.
부모 마음이란 다 저런 것인가 싶어 문득 코 끝이 찡해졌다.
※400mm와 17~85mm 두 렌즈를 준비해 군산역 새벽시장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나 새벽열차 안에서 어르신들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 보니 400mm는 쓸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거 사진 나가면 우리 딸(혹은 자식)이 가슴 아파해"라는 몇몇 어르신들의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힘들게 새벽시장에 나가 일하시면서도 어르신들은 늘상 자식 걱정 뿐이었습니다.(스물에 하나, 서른에 하나 꼴로 힘들게 허락을 얻어 사진 몇 장 담아 왔습니다. 불펌이나 악플은 자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