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권력자
뭐 먹어?
말린 바나나예요.
나도 줘.
없어요.
십년 이상 오빠라고 부르던 호칭을 첫째가 태어난 때를 기점으로 여보라고 바꾼 아내는 이후로 왠지 민망하고 어색한 그 호칭을 한번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지켜서 나를 부른다.
뿐만 아니라 불같이 화가 났을 때 이외에는 경어를 사용한다.
나는 자꾸만 그게 더 장난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러한 지 이미 이년 남짓.
아직도 나는 그런 아내가 신기하고 그런 말들이 여전히 어색한데 또 한 가지 의아스러운 것은 아내가 나를 지칭하는 호칭이 바뀌고 난 이후로 오히려 아내는 강해지고 나를 대하는 태도가 사뭇 능숙해졌다는 것이다.
이제 아내는 주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