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기행#1]동전들, 기지개를 켜다
주머니에서 사람 가벼워 보이게시리 괜히 소리만 요란하게 낸다며 구박 아닌 구박을 받는 50원짜리 또는 100원짜리 동전들,
그러나 보릿고개를 넘나들며 가난을 가슴 깊이 새긴 어르신들께는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는 존재들이다.
매일 아침 익산-군산간을 달리는 첫 열차 안에서는 모처럼 이들 동전들이 기재개를 켠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동전들로 차비를 계산하는 살뜰한 어르신들 덕분이다.
어머니 같은 느낌 때문일까? 이를 대하는 여객전무님, 다소 성가실 법도 하건만 말 한 마디라도 참 곰살 맞게 하며 동전 하나하나를 참 소중하게도 다루시는 모습이 곁에서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400mm와 17~85mm 두 렌즈를 준비해 군산역 새벽시장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나 새벽열차 안에서 어르신들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 보니 400mm는 쓸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거 사진 나가면 우리 딸(혹은 자식)이 가슴 아파해"라는 몇몇 어르신들의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힘들게 새벽시장에 나가 일하시면서도 어르신들은 늘상 자식 걱정 뿐이었습니다.(스물에 하나, 서른에 하나 꼴로 힘들게 허락을 얻어 사진 몇 장 담아 왔습니다. 불펌이나 악플은 자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