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근립(權根立) 묘역번호: 2-15 생 애: 1955.01.21 ~ 1980.05.24 성 별: 남 출 생 지: 광주 사망 원인: M-16 총상 사망 장소: 송하동 집앞 노상 기 타: 공원 유 족: 권변산(부) “우리 집에서만도 세 명이나 죽었어. 아조 난리가 나부렀당께. 내가 하도 짠해서 그놈(아들 권근립) 제사를 꼭 챙겨줘. 벌써 많은 세월이 지났는디도 그때 일만 생각하면 오장이 뒤집힐라 해서 죽겄당께. 데모나 열심히 허다 그랬으믄 덜 원통허것는디, 가만히 있는 사람을 끄집어내다 죽인 것을 생각허믄, 분통이 터져 환장허제.” 그날은 광주 시내에서 난리가 나고 며칠이 지난 후였다. 송암동 철로변에 세 들어 살았던 어머니 김금순 씨는 점심을 먹은 후 집안일을 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집 앞 큰길에서 전쟁이 난 것처럼 총소리가 들려왔다. 온 집안 식구들은 이리 저리 피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김금순 씨는 그때 대문 옆 문간방에 숨어 있다가 총알이 그 방까지 날아들자 지하실로 숨었다. 총소리가 잦아들자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와 보니 화장실이며 방안을 다 뒤집어 놓았다... “시상에 농에 있는 이불까지 끄집어내놨드랑께. 근디 아무리 봐도 아들이 안 보이데. 오메, 가슴이 콩 내려앉드만, 공수들이 집에까지 들어와서는 아들을 끌고 갔는개비여. 옆방에 살던 청년들(임병철, 김승후)도 같이 없어졌어. 온 집안을 다 살피고 밖으로 나가 아들을 찾아 헤매는데, 그때부터는 제정신이 아니었어. 승후는 철로 변에 죽은 시체로 버려져 있고, 우리 아들은 신작로 옆 도랑에다 병철이랑 나란히 죽여놨드만. 병철이는 총에만 맞아 죽었는디, 근립이는 총도 맞고 손을 대검으로 짓이겨 놨어. 아이고, 징허고 끔찍해서 그 형상은 말로 다 못해. 우리 아들이 그때 나이 스물여섯이었어도 좀 어려 보였어. 얼굴이 훤하니 인물이 참 좋았거든. 그래서 더 학생같이 보였는가 어쨌는가 그 꼴을 맹글어놨네 글쎄.” 김금순의 아들 권근립은 2년 동안 포항에서 직장을 다니다 광주에 난리가 났다는 소리 듣고 부모의 안부가 걱정되어 광주에 와 있었다. 그러다가 그만 변을 당한 것이다... 5․18 민중항쟁 증언록 [그해 오월 나는 살고 싶었다] 中에서 http://www.raysoda.com/hyunreen
현린[玄潾]
2007-02-25 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