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가뿌리에 박힌 희고 밝은 여자의 몸에게,
물, 나는 건너가려고 돌 다리 근처로 갔다. 돌로 만들어진 다리 옆에 하얀 몸이 보였다.
아, 여자의 몸이었다. 희고 밝은 여자의 몸을 유심히 보고 있는데 어느 사내가 와서 그 몸 위에서 옷을 벗고 하얀 몸을 감쌌다. 감싸 안은 채로, 사내는 있었다. 흰 여자의 몸. 나는 여자를 봤다, 그냥 몸이 아니라, 여자가 나와 눈을 마주하고 있었다. 내 목적은 그저 냇가를 건너는 일이었는데. 숲이 우거져 있고, 아무 냄새 나지 않는 물 속에 몸을 반쯤 담근 채로 누워있는 그녀와 눈을 마주한 채로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여자의 몸을 감싸고있던 사내가 일어나더니 알몸으로 숲 쪽으로 사라졌다. 나는 물속에 누워있는 그녀에게로 다가가려고 했으나, 이번에도 또 어느 사내가 달려왔다. 나를 보고 있던 그녀의 눈동자는 달려오는 소리에 가 있었고, 나도 그녀의 눈을 따라갔다. 생김은 기억나지 않고, 그저 사내인 것 밖에 모르겠는 그가 그녀와 말을 하더라.
"남자가 왔다갔나."
여자는 아무 말 없이 살짝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놈이 옷을 벗었나"
이번에 여자는 살짝 눈물을 비치더니, 여전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숲에서 달려온 사내는 물 속에 누워있는 여자를 끌어 안으며 일으켜 세우려고 했으나, 여자의 몸은 물 속 땅하고 연결이라도 되어있는 듯이 전혀 움직임 없었다. 흰 몸의 여자를 끌어 안은 채 그는 울었다. 자신의 여자였는가, 아니면 그도 숲을 지나려고 다리를 건너다 발견해, 그녀에게 마음을 주었는가. 나는 여전히 풀 숲에 가려진 채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흠씬 울던 그는 여자의 젖은 머리칼을 뒤로 쓸어주며 무어라 말하며 다시, 뒷걸음질 쳐서 다른 숲으로 사라졌다.
나는 흰 몸의 그녀에게 다가갔다. 나는 그녀가 내 말을 알아 들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어쩌면 물고기일지도 모르겠고, 어쩌면 산짐승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형상이었으나,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말을 하지 않았다. 말은 않고, 가만히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니, 그녀도 나를 가만히 보더라. 눈물이 흐른 것은 거의 동시였다. 그녀의 팔과 다리, 허리는 냇물 아래 땅속에 묻혀있었던지, 혹은 나무 뿌리 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들린 몸, 들린 엉덩이와 흔들리는 가슴만 움직였다. 나는, 팬티를 벗어 그녀의 엉덩이를 가리고 입고있던 치마를 벗어 가슴을 덮어줬다.
20061211새벽세시의꿈_sohhn_4.
phonself.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