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내가 조숙한 척하자,사람들은 나를 조숙하다고 수군거렸다.
내가 게으름뱅이인 척하자, 사람들은 나를 게으름뱅이라고 수군거렸다.
내가 소설을 쓸 수 없는 척하자,사람들은 내가 소설을 쓸수없다고 수군거렸다.
내가 거짓말쟁이인척하자, 사람들은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수군거렸다.
내가 부자인척하자,사람들은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수군거렸다.
내가 냉담한척하자 사람들은 나를 냉담한 녀석이라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괴로워서 무심코 신음하였을때,사람들은 나를,
괴로운 척하고 있다고 수군거렸다.
무언가 어긋나있다.
결국 자살할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토록 괴로워도 단지 자살하면 그만이다.'라는 생각에,소리내 울고 말았다.
봄날 아침,두세 송이의 꽃이 핀 매화나무 가지에 아침 햇살이 비칠 때,하이델베르크의 젊은 학생이,
그 가지에 조용히 목매달아 죽어 있었다고 한다.
(중략)
해마다
눈이 먼 채로
학의 새끼
성장하듯
살찌는 것도 가엽구나 (신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