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며칠전에
갤러리에 귀뚜라미가 들어왔다.
그것도 내 책상 발밑에.
평소같았으면 밟아 죽여버렸을 나인데,
그날따라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측은하게 들려왔다.
'외로와서 왔느냐.. '
음악소리보단 귀뚤귀뚤 소리가 좋아서
그냥 냅둬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오늘, 이놈이 밖으로 나왔다.
바깥구경이라도 하려는듯,
두리번거리던 녀석은 벽을 따라 갤러리를 한바퀴 돈 후,
다시 내자리 발밑으로 와서 귀뚤귀뚤 울어댔다.
늦은 시간까지 앉아서 일하는 나에게
친구가 생긴거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음악소리대신 귀뚜라미 소리.
나쁘진 않은것 같다.
자식.. 오래 살다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