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꽃바람 미워하지 마 사랑해 줘 철조망을 넘어온 봄바람이 찔레꽃 덤불에 앉으며 얘기했다 아파하지 마 고통이라고 절망이라고 증오라고 생각해 온 것들 그 모든 상실이라고 생각해 온 것들에 대하여 다시 눈감고 생각해 줘 찔레꽃이 조용히 눈을 감으며 튀어나온 광대뼈에 눈물빛이 스쳤다 다시 안아 줘 누구보다도 아름답게 힘세게 부서지게 으스러지도록 다시는 우리 흩어지지 않도록 찔레꽃이 봄바람을 뜨겁게 껴안으며 얘기했다 곽재구 - '봄바람과 찔레꽃' 중에서
Happy Twins™
2007-01-21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