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그리고 출생
2003년 10월 15일 23시 04분
새벽 7시부터 밤 10시 반까지 장장 15시간 30분의 산고 끝에 골반문제로 결국 자연분만에 실패하고 제왕절개에 들어갔다. 11시 04분 우리의 2세가 태어났고 산모는 약간의 과다출혈과 마취때문에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간에 깨어났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32년 내 평생에, 그리고 와이프 인생에 가장 드라마틱한 날이었다. 이틀동안 5시간 남짓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했지만 '아빠'가 된 난 그냥 쓰러져 잠들 수가 없었다. 마취가 채 풀리지 않은 산모와 갓 태어난 애기에 대한 걱정으로 새벽 5시가 거의 되어서야 잘 수가 있었다.
'생명의 신비'니 '위대한 모성'이니 하는 말들은 그저 영화나 책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제일 우선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자연분만을 위해 죽을 고생을 해준 와이프 성미현 여사에게 우선 감사하고...
긴 출산의 시간 동안 건강 잃지 않고 예쁜 모습 무사히 보여 준 우리 아기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졸지에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가 된 양쪽 집안 가족들에게도...
새벽에도 축하전화를 해준 친구들에게도 너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