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한 때 절망이 내 삶의 전부였던 적이 있었다. 그 절망의 내용조차 잊어버린 지금 나는 내 삶의 일부분도 알지 못한다. 이미 대지의 맛에 익숙해진 나뭇잎들은 내 초라한 위기의 발목 근처로 어지럽게 떨어진다. 오오, 그리운 생각들이란 얼마나 죽음의 편에 서있는가. 그러나 내 사랑하는 시월의 숲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 기형도 <10월> 中
OishiFoto
2007-01-19 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