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아침은 언제 오는가 숨/아침은 언제 오는가 사립문 열릴 때 졸고 있던 새벽별들이 깬다 물안개가 유영하는 어둔 강둑길 흰머리는 안개에 적시고 찬이슬 풀숲에 발을 담그며 산 아래 교회당으로 총총히 걸어가는 할머니 젖은 신발을 벗고 예배당 미닫이문 가장 먼저 열고 자궁처럼 캄캄한 성소를 더듬으며 한 발 아득히 깊은 제단으로 조심스레 한 발 다가가 밝혀 놓는 일곱 촛등, 그 앞에 떨며 앉아 눈감고 적막에 귀 기울이면 마음 심지에 불꽃 한 점 타올라 시나브로 환해지고 점점 따스해져 강둑 따라 다시 마을을 에돌아 돌아가는 길에 할머니 흰머리 위로 동녘 하늘 문득 열리다, 할머니 젖은 걸음 뒤따르며 바람이 어둠을 쓸어내다
Focusd
2007-01-17 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