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인도에서 만난 누군가가 그랬다. 사람 순식간에 모이는 거 아프리카에 비하면 인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정말 그랬다. 우연히 흘러 들어간 브로이티티 시장. 가뜩이나 아수라장이었던 시장은 나의 출현으로 더욱 엉망이 됐다. 이들은 나같이 생긴 사람을 처음 보는 듯 했다. 만지고, 꼬집고, 잡아당기고, 빤히 쳐다보고, 계속 따라다니고... 이런 건 오지여행 중 겪는 미치도록 행복한 경험 중 하나다. 나리따 공항을 방문하는 배용준의 마음이 이와 같으리라. 하지만 나때문에 사람들이 이리 저리 치이느라 좌판을 벌여놓은 장사꾼들이 손해를 좀 봤다. 아쉽지만 수십명을 뒤에 달고 다니며 한바퀴만 쑤욱 돌고 빨리 빠져 나왔다. 이 사진은 차에 타기 직전 한 아저씨의 간곡한 요청으로 찍었다. 그 와중에 LCD 화면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면 믿을까? 아이들이 하도 잡아당기는 바람에 카메라 스트랩이 끊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 Broitity, Ethiopia
탕수
2007-01-16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