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에 기대어
#1 압구정
그는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했다.
사람을 찍지 않는 사진을 왜 찍느냐는
그녀의 말에 그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집중할 수 있든요."
한참만에 연 그의 입에서는
조금은 엉뚱한 말이 흘러나왔다.
#1.5 술과...
그 때,
H를 보내고 얻은 것.
그건 바로 사진이었다.
술과 사진의 공통점...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다른 건 잊게 해준다는 것...
바로 그것이라 생각했다.
#2
해는 지고 있었다.
A의 뷰파인더에는 아름다운 노을이 잡혔다.
거침없는 셔터...
A가 마음의 짐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시간...
바로
이 순간 뿐이었다.
#3
고개를 들었다.
어느덧 가을이 가까워짐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A의 뒤로 늘어진 그림자...
#4
길어진 그림자는
얼마나 더 길어질 수 있을까...
#5
무거워진 마음은
얼마나 더 무거워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