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에 기대어 #1 압구정 그는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했다. 사람을 찍지 않는 사진을 왜 찍느냐는 그녀의 말에 그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집중할 수 있든요." 한참만에 연 그의 입에서는 조금은 엉뚱한 말이 흘러나왔다. #1.5 술과... 그 때, H를 보내고 얻은 것. 그건 바로 사진이었다. 술과 사진의 공통점...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다른 건 잊게 해준다는 것... 바로 그것이라 생각했다. #2 해는 지고 있었다. A의 뷰파인더에는 아름다운 노을이 잡혔다. 거침없는 셔터... A가 마음의 짐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시간... 바로 이 순간 뿐이었다. #3 고개를 들었다. 어느덧 가을이 가까워짐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A의 뒤로 늘어진 그림자... #4 길어진 그림자는 얼마나 더 길어질 수 있을까... #5 무거워진 마음은 얼마나 더 무거워질 수 있을까...
artpix
2003-10-18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