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오기로 한 날
누군가 오기로 한 날 - winter pm730
아무데도 갈 수가 없었지
오직 창을 열어 바라볼 것만 있었어
매일 보는데도 오늘은 달라보여
오늘은 누군가 오기로 되어있는 날이거든
한번 웅크리고나면 기지개를 펴기가 참 힘들어
그래도 누군가 오기로 했으니 눈을 씻어놔야지
늘 궁금했던 저 집 말이야
시샘나는 건 장독대인데 늘 무서웠어
집보다 훨씬 큰 나무때문에 말이지
움푹 패인 저 집엔 숨어들 곳이 많거든
집보다 훨씬 큰 나무때문에 숨을 수가 없어
어슬렁거리던 강아지가 숨어들었는데 보았니
사실 그 뒷길로 가면 개를 친절하게 손질해주는 곳이 있어
허이구 징그러 허이구 징그러 글쎄 집에서 기르던 개를
나가지 않아도 다 들릴 정도로 어떤 할머니 목소리가 들렸지
사람들은 약수뜨러 산에 갈 때도 그 앞은 안 간대
글쎄 누가 가겠어 아 저 불빛 저 불빛에 깨갱거리는 소리가 들려와
아참 누군가 오기로 했지 눈을 다시 씻어야겠어
어스름 불빛 몽롱해지는 것 같아
누가 오고 있나 귀를 대볼까
아닌데 아직 오지 않은 모양이야
어쩌면 차를 타고 올지도 몰라
그렇군 차에서 내리는 사람이 없어
그래도 누군가 오기로 했거든 누군가 오기로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