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어. 내일 내 시합을 위해 친구들이 모두 우리집으로 왔고 난 친구들을 위해 저녁에 "스파이더맨3" 예매하고 그것에 좋아서 하이파이브를 하던 수범이와 청바지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흰티에 슬쩍 미소짖는 병욱이와 벌써부터 내용이 어찌될꺼라고 말하던 수철이와 땀이 나서 좀 씻고 싶다고 하는 진수녀석과 뭔가를 심각하게 얘기하는 동욱이와 재혁이, 이 모두를 웃으며 바라보고 있는 도현이녀석까지... 시원한 늦은 오후 바람이 불어오는 어느 여름 즈음. 아랫동네가 훤히 보이는 높은 언덕에 있는 제법 넓은 골목을 꽉 차게 누비며 하늘거리는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를 쓸어넘기고 서로를 향하고 앞을 바라보는 그 어리고 순박하지만 강한 눈빛들. 20살쯤 어디였을법한 내 소중한 추억의 한 귀퉁이의 그리운 녀석들을 만나고선 30살이 넘어버린 내가 아침햇살에 힘겹게 눈을 뜨고 짧은 탄식과 사무치는 감정에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겨 그리운 눈물을 적시고 말았다.
식충고릴라
2007-01-08 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