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에 걸린 마술레 마을 사실 이란에 대한 기억은 그다지 좋지 않다. 기름이 물보다 싸고, 국민차가 기아 프라이드 베타였던 것 빼고는 딱히 장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주일 간 지냈던 마술레 마을을 생각하면 이란에 대한 모난 기억은 금세 아름다운 추억으로 도배가 된다. 동화같은 마을 마술레에서 우리는 예쁜 집을 하나 빌렸다. 집 안에는 TV, 하얀 화장실, 키친, 냉장고 등 먹고 살기 위한 모든 것이 있었고 베란다 난간에는 분홍색 꽃을 담은 화분이 다섯개나 있었다. 게다가 전망은 어찌나 좋은 지 하루종일 베란다에 나가 앉아만 있어도 전혀 지겹지 않았다. 다른 녀석들에 비해 부지런했던 나의 아침 일과는 이랬다. 시장에 나가 싱싱한 계란과 소세지를 산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빵집으로 달려가 10분 이상 줄을 서 가며 뜨거운 빵을 받아든다. 물론 며칠 후에는 내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마을사람들이 한두명 양보하기 시작해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아직도 자고 있는 녀석들을 발로 차 깨우고, 소세지를 까고 계란을 풀어 아침식사를 정성스레 준비한다. 매일 아침재료는 소세지와 계란으로 똑같았지만 요리 방법은 날마다 달랐다. 즐겁고 맛있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난 뒤 설겆이는 물론 게으른 놈들의 차지였다. 난 그 사이 베란다에 있는 화분에 물을 주면서 그날 점심과 저녁 메뉴를 고민했다. 마술레가 그립다. 그러고 보니 이란도 그립다. @ Masuleh, Iran
탕수
2007-01-08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