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다상
코다를 처음 만난건 테헤란의 인도대사관이었다.
그때 그는 인도비자가 나오질 않아 열흘째 테헤란에서 머물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나 역시 비자를 위해 대사관을 찾았지만 워낙 많은 이들이 비자를 위해 나와 있던터라 하루 3시간 밖에
비자업무를 안보는 대사관에서 줄만 서다 돌아간게 3일째였다.
그땐 그렇게 지나친 이 일본인 친구를 여행자들이 즐겨찾는 마샤드호텔에서 다시 만날수 있었다.
사실 나도 테헤란에 들어온 날 이 숙소를 찾아 헤맸지만 워낙 길치인지라 엉뚱한 숙소에서 3일을 보낸 뒤였다.
그는 프랑스에서 2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육로를 통해 돌아가는 길이라 했다.
성격 순하고 남을 잘 배려하던 코다와 마음이 맞은 우리는 비자를 받은뒤 이스파한까지 같이 동행하기로 했다.
같이 시간을 보내는 내내 우리는 참 기억에 남을 추억들을 남겼다.
이스파한에서 헤어지는 날 파키스탄의 퀘타에서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한뒤 손을 흔들었다.
혹시라도 못만나면 자기가 한국에 들어 가겠다던 우스개 소리를 하며...
그러나 일정이 어긋나 여행을 마칠때까지 코다를 다시 볼수 없었다.
그러던 지난 겨울 코다에게서 연락이 왔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들어오겠다는...
그리고 지난 12월 코다는 한국에 들어왔다. 1년만에 만난 코다는 머리도 많이 길고 살도 많이 빠져 내 앞에 나타났다.
손에는 티벳에서 선물 받았다는 지팡이 하나를 쥔채..
우스개 소리로 한 약속을 지킨 코다가 참 고마웠다. 뭐 어쩌면 자기가 한국에 와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지만...
1년만에 만난 코다와 우리는 회포를 풀었다.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여행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일주일간의 시간을 보낸 뒤 부산으로 내려가는 날 그의 손을 꼭잡고 우리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여행을 너무 오래한 나머지 이젠 프랑스어보다 영어실력이 더 좋아져서 슬프다던 코다.
지금쯤 무얼하고 있을라나??
Esfahan. In 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