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하다,지만 머얼리 아파트 군단을 바라본다 바라보는 거리만큼 내 집을 만들기가 더 아득해져버렸다 저렇게 집들이 많은데 내 집은 없다 낮에 종부세를 내고와서는 억울해 죽겠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던 여자의 천연덕스러움에 내시경을 찍어봐야지 싶을 토악질을 했다 아래를 보고 살자 여보 우리는 그래도 밥은 먹고 살잖아 고마운 아내의 말 한마디에도 아슴찮은 내 속은 담배를 피워물고 만다 오래도록 바라보자니 눈물이 난다 하루살이 인생들의 앓는 소리가 쿨럭거리며 허옇게 하늘로 솟는다 담배연기에도 아랑곳없이 허리에 달라붙는 여덟살 아들놈의 손이 보드랍다 개수대에서 설거지를 하다말고 뭐라뭐라 또 말하는 아내 우리 그래도 건강하게 한 해를 살았잖아 아프지 않고 우리 세 식구 산 것만으로도 행복하잖아 여보 아내의 말이 집 한 채다 아래를 보고 살자 그래 깜냥껏 살다보면 무럭무럭 행복이 자라지 않겠어 어느 사이 성에 낀 베란다 유리창에 송이송이 함박꽃망울이 터지고 있다 아득하다 지만 욕심없이 웃어주는 아내와 아들이 있어 든든하다 <<*^00^* 레이소다님들~ 돼지해 주렁주렁 복이 열리시길 기원합니다. 늘 처음처럼 늘 햇살처럼>>
알섬
2007-01-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