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렛 선물 함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조그만 마을 호스펫. 함피행 버스에 앉아있는데 발밑에 인기척을 느꼈다. 인도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해지게 되는 박시시들. 친형제도 아니면서 아무 꼬맹이나 주워서 허리춤에 끼고 얼굴표정을 잔뜩 불쌍하게 지은다음 손을 벌려 돈을 원한다 이날도 마찬가지. 나는 이들을 짐짓 모른 체 하고 있었다. 버스는 계속 출발을 하지 않고 아이들은 계속 내 발밑에서 떨어지지 않는 비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나는 먹다남은 초콜렛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허리를 구부려 두 아이가 충분히 먹을 만한 초콜렛을 건네줬다. 큰아이는 반을 뚝 잘라 동생에게 쥐어준 뒤 남은 건 자기가 먹었다. 그런데 조그만 아이는 초콜렛을 처음 먹어보는 지 아니면 초콜렛 맛이 너무 쓴 지 인상을 잔뜩 쓰며 억지로 입안에 녹여 넣고 있었다. 이 사진은 아이들이 초콜렛을 다 먹고 난 뒤에 찍었다. 다른 아이들은 초콜렛을 다 먹고 나면 이번에는 돈을 달라고 조르기 마련인데 이놈은 초콜렛으로 만족하는 듯 했다. 욕심없는 녀석. @ Hospet, India
탕수
2006-12-31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