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hmandu-라즈 이 표정이 묘해 보이는 아이의 이름은 라즈 이다. 올해 열살이 채 안된 이녀석은 마오이스트와 네팔 정부와의 소용돌이 속에서 부모를 잃고.. 실은 채 어미 아비 얼굴을 기억할 때도 아니었던지라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5년전부터 다른 13명의 남자 아이들과 같이 GPPM이라는 공동체에서 살아가고 있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던날 비오던 아침.... 묘한 표정의 이 녀석에게 이끌려 다가가자 이내 본색을 드러낸다. 세상에 이런 악동이 있을수가... 계속 무등을 태워달라고 해서 태워주면 연신 엉덩이에서 독한 가스를 만들어내고... 가슴에 뭐가 묻었다고 해서 쳐다보면 곧내 코를 때리면서 놀리곤 한다. 하늘아래 의지할곳 없는 존재라 할지라도 이 아이들은 전혀 어둡지가 않다. 아니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이유에서일까.... 어느 화창한 오후...학교에 갔다올 이녀석들을 기다리면서... 아침일찍 장에서 사 온 커다란 생닭 다섯마리를 찜통에 넣고... 4시간동안 불가를 지키고 서서 유일한 장기인 백숙을 해서 내어 놓는다. 수저를 쓰지 않고 먹는데도 그 낮은 접시에 국물과 고기를 얹어주면 그렇게도 잘 먹을 수가 없다. 누군가는 내게 그랬다. 야채만 먹고 사는 아이들이 입맛들리면 안된다고......아직 태어나서 콜라도 한번 안먹어본 아이가 있더라고... 물론 맞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이 자라나는 아이들이 안먹고 살수는 없는 법.... 나는 사진을 찍어주고....사진을 현상해서 가져다 주고...백숙을 해주고... 또다른 누군가는 따듯한 자켓을 사다주고... 또다른 누군가는 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을 하면서 놀아주고... 다들 각자가 해 줄 수 있는 것만큼만 해주면 되는것... 그러다보면.... 정말 눈물나게 따듯한 세상 오겠지..... Kathmandu Valley @Nepal
로빙화
2006-12-26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