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사회 8
꼭 달 같아
그래 달 같지
아니 달이 아니라 십자가다
십자가 흠 그래 십자가일 수도 있겠구나
올 한 해 이고 살았던 밝게 웃지만 꽤나 무겁던 그 십자가
그래도 난 달이라고 부를래
근데 꼭 십자가를 이고 술을 마시는 것 같아 안 그래?
생각하기 나름이지 그나저나 겨울비 내리니까
천정 위에 붙은 말이 맞지 싶다
"비가 오는 날 사랑을 해도 나는 외로웠다"
막걸리가 달짝지근한 걸보니 오늘 술에 잠기겠군
근데 우리 정말 얼마만이냐 이십년??
세월이 무색할 정도인데 넌 그대로다
나도 그대로냐???
내일 내 주머니에 돈 한 푼 없을지라도
난 이렇게 추억을 마시다가 그리움에 잠이 들거다
알고 있냐? 명성 선배 죽었다 십여년 전 서른여섯에
응????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누가 죽었다고?????
아무튼 요즘은 감기가 들어도 잘 나가질 않더라구 건강하자 건배!!!
저마다 머리 위에 둥근 십자가를 달고 온몸이 발개지도록 술을 마시기로 했다. 이 순간 내일은 나도 모를 일이다. 지금껏 잘 살아준 내 몸에 대한 선물로 술 한 사발 뭐가 아깝겠냐며 눈물웃음을 허허롭게 웃어댔다. 이십년의 시간은 별 의미가 없는 듯 보였지만 저마다 불룩한 뱃 속에 감춰둔 채 가볍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죽은 소리는 그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게 친구다. 그게 사람 속인게다. 그게 사는 법인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