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金在洙)
묘역번호: 1-71
생 애: 1955.02.27 ~ 1980.05.22
성 별: 남
출 생 지: 광주
사망 원인: M-16 총상
사망 장소: 도청앞 총상후 전남대 병원
기 타: 미장공
유 족: 김용화(자)
김재수, 그에게는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다. 이제 막 돌이 지난 아들도 하나 있었다. 아내는 그가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나가지 말라고 말렸다. 하지만 그는 도청 일대를 휩쓸고 다니며 공수부대의 진압봉에 맞서고 있었다. 밤이 되면 지친 몸으로 돌아와 형님네가 무사한지 물었고, 최루탄에 절인 옷을 벗어놓고 잠을 청했다...
기독교병원의 사망자 명단을 확인한 그는 다시 전대병원으로 갔다. 그리고 아침에 보았던 명단 말고 다른 것을 내놓으라고 재촉했다. 병원에서 내놓은 다른 사망자 명단에 ‘김재수’라는 이름 석 자가 또렷이 보였다. 설마했던 김재한 씨는 동생의 이름을 보는 순간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쓰러진 그를 곁에 있는 사람이 의자에 앉혀 주며 위로를 했다. 모기가 윙윙거리는 것 같은 그의 말을 들으며 재한 씨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병원 사무실로 달려갔다. 명단에는 빨간 사선이 그어져 있었다. 병원에서는 ‘사망했다’는 한 마디를 툭 던졌다. 영안실에 동생이 있다는 것이었다. 영안실 입구에 시신은 넣은 관 3개가 차곡차곡 포개져 있었다. 영안실 바닥에 누워 담요로 덮인 시신의 발이 삐어져 나왔다. 동생 김재수의 발임을 김재한 씨는 금세 알아차렸다. 건축현장에서 노동으로 단련된 동생의 엄지발가락에는 괭이가 박혀 있었던 것이다...
시신의 옷을 벗겨본 김재한 씨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6․25도 겪어서, 그리고 며칠 사이에 너무 많은 시신을 보아서 아무것도 아닐거라고 생각했는데, 동생의 시신은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심장이 파열되어 죽었다는 김재수의 복부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피로 물든 검붉은 붕대를 풀어내보니 배꼽 부분이 모두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수술을 했다는데, 수술울 하고 난 흔적인지, 아니면 총에 맞아서 온몸이 그렇게 갈래갈래 찢긴 것인지 알 수가 없지만 상처를 꿰맨 자국이 너덜너덜했다. 도저히 손을 댈 수가 없어서 장의사를 불러 염을 했다. 마지막 몸단장이나마 직접 해주고 싶었던 그는 눈물을 흘리며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5․18 민중항쟁 증언록 [그해 오월 나는 살고 싶었다] 中에서 http://www.raysoda.com/hyun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