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은총 가득한 그 고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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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이란
망망한 대해의 어느 한 가운데
실수로 떨어진 작은 점 마냥
그저 그런
외로움일지도 모른다.
이따금 고동소리를 울리며
작은 배 한 척이 총총히 사라지더라도
잡을 수 없고,
늘 온 몸으로 싸워오는
지리한 파도의 몸부림에도 무엇하나
어찌 해 볼 수 없는
무력한 제자리 걸음
그러나
그렇게 적적히 마음이 아려오는
슬픈 날이라면,
하늘을 보자
흐릿한 구름의 두께마저 뚫고
나의 구석구석을 비추이는
하늘을 보자
은총 가득 내리운 거룩한 빛으로
나는 빛날 수 없을 지언정,
외로움이 닿지 않는 저
수평선의 너머에까지
검디 검은 나를 보낼 수 있도록
그렇게,
가슴벅찬
하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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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대에서,
바람많던 바다의
쓸쓸한 섬을 바라보며.
2006년 11월의 마지막 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