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은총 가득한 그 고독에 대하여 . . . 사람의 생이란 망망한 대해의 어느 한 가운데 실수로 떨어진 작은 점 마냥 그저 그런 외로움일지도 모른다. 이따금 고동소리를 울리며 작은 배 한 척이 총총히 사라지더라도 잡을 수 없고, 늘 온 몸으로 싸워오는 지리한 파도의 몸부림에도 무엇하나 어찌 해 볼 수 없는 무력한 제자리 걸음 그러나 그렇게 적적히 마음이 아려오는 슬픈 날이라면, 하늘을 보자 흐릿한 구름의 두께마저 뚫고 나의 구석구석을 비추이는 하늘을 보자 은총 가득 내리운 거룩한 빛으로 나는 빛날 수 없을 지언정, 외로움이 닿지 않는 저 수평선의 너머에까지 검디 검은 나를 보낼 수 있도록 그렇게, 가슴벅찬 하늘을 보자... --------------------- 태종대에서, 바람많던 바다의 쓸쓸한 섬을 바라보며. 2006년 11월의 마지막 즈음.
퍼플구름
2006-12-04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