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생
2003년 가을 '탑골사람들' 축제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가을개편으로 '새로운 인생'이라는 새프로그램 취재차 그곳을 찾았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르신들이 그렇게 한자리에 많이 계신것을 보고 놀랐었지요...
하지만 제가 놀란것은 어르신들의 열정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분들을 늙을 노자를 써서 老人 이라고 칭합니다.
제게 있어서도 노인은 그저 죽음만을 앞두고 있는 사람, 불쌍하고 힘없고 약한 사람..그렇게 인식되었었지요...
이 사회에서 살다보면 특히나 노인들은 퇴물취급당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없는 그런 구조속에서 살다보니..아마도 그런 비뚤어진 생각이 저도 모르게 박혔었나 봅니다.
하지만, 제가 본 어르신들은 달랐습니다.
건강하고 풍요로운 노년을 위해 자신의 취미생활을 개발하시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도 하시는 그런 어르신들이었습니다.
장기나 바둑은 노년층의 빠질 수 없는 취미생활이긴 하지만,
포크댄스를 즐기고, 최신유행곡을 부르기위해 노래방기계앞에서 기다리는 어르신들...
어쩌면 젊은 사람들과 하나도 다를바 없는 그런모습을 보면서 제가 이제껏 참 잘못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었지요...
특히, 그 분들중에서 70의 연세에 홍일점으로 멋지게 당구를 치시던 할머님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저는 포켓볼은 좀 칠줄알지만, 당구는 어려워서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할머님의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내 감탄만 했었답니다. 할머님은 마침내 할아버님들과의 경기에서 2등을 하셨구요...^^
그런 할머님과 얘기를 나눠보기 위해 경기가 끝날때까지 2시간이 넘도록 저는 그자리에 있어야 했습니다.
할머님과 얘기를 나누다보니, 마침 저희학교 54학번 법학과 대 선배님이셨습니다.
저도 모르게 할머님보다는 선배님이라는 칭호가 자연스럽게 붙더군요...
현재는 70을 치시지만 200이 될때까지 열심히 연습하실꺼라면서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제 비뚤어진 사고관과 함께 제 자신을 뒤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나 지금 무얼하고 있는가?
이 아까운 청춘을.... 조그마한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다하여 한숨과 후회로 보내고 있는건 아닌지...
새로운 프로그램과 함께 저 또한 새로운 인생을 꿈꾸어 봅니다...
*색이 좀 과장되게 보여서 흑백전환해서 수정해서 올렸습니다. 그리고 neomit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