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잎사귀 - 말하는 잎사귀 - by 류시화 어젯밤 꿈속에 잎사귀 하나가 내게로 걸어와 내 귓가에 대고 말했다 자기는 말하는 잎사귀라고 자신의 나무에 대해 그 나무가 서 있는 대지에 대해 그리고 자기를 흔드는 바람에 대해 말하는 잎사귀라고 그 잎사귀는 또 내게 말했다 나 역시 한 장의 말하는 잎사귀라고 나 자신에 대해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말하는 잎사귀라고 어느날 나무에서 떨어져내려 그 반짝이는 가을 물살에 떠내려갈 때까지 그 흙에 얼굴을 묻을 때까지 우리 모두는 한 장의 말하는 잎사귀라고
maium
2003-10-13 1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