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이상한 사람
모순
그러니까. 말이야. 어쩌라는 걸까? / 이건 말이지. 그러니까. 말이야.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 그러니까. 애초에 이런 라벨 같은건 신경도 안쓰지 않아? 보통은 말이야. / 보통. 보통 사람들은 별 생각없이 라벨을 뜯어버리는데 실은 정석은 그게 아닌거야. 세상엔 첼로를 듣는 청국장도 있다구. / 그러니까 이게 그.. 된장의 음악감상과 연관이 있다는거야? / 아니 무슨말을 하는거야. 된장은 된장이고 라벨은 라벨이야. 정신차려. / 그럼대체 뭐야? / 그러니까. 말이야. 이건 애초에 라벨을 파손하지 않고 상자의 측면을 알아서 개봉하란 소리야. / 보통은 행여나 상처가 생길지 모르는 내용물을 생각하며 섬세하게 커터칼로 상자를 개봉하는 인간은 없잖아. / 보통은. 보통은. 보통이란 존재하지 않아. 보통이란 말은 이제 빼도록해. / X-ray라도 동원하길 바란걸까? / 그러니까. 이게 전략인거야. 아무도 모르게 핵심을 찌르는거지. 이 라벨을 만드는 사람이 무슨생각을 했을것 같아? / 정말. 이런 라벨을 만들면서 무슨생각을 했을까? / 그게 바로 우주의 신비야. 인간의 신비지. 그리고 이것이 청국장에게 바흐를 들려주는 첼리스트의 심정이야. / 아. 그렇구나. 29만원으로 살아가는 대머리의 인생이란 이런거구나. / 그렇지. 만만한게 하나도 없다니까. 그렇지만 당황할 필요는 없어. 태연하고 평화롭게 씨익 웃어주면 되는거야. / 즐겁지 않으면 손해니까? / 즐겁지 않으면 손해니까.
*ㅋ 그래서 자기전에 들러보게 되었나 봅니다. 여린꼬마님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