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
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
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
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
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
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
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
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
자처럼, 그러나 치병와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
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허수경, 혼자가는 먼 집(1992)-
*그대 책갈피에 넣어 주고 싶습니다.
곱게 마른 갈꽃잎 하나...그리고 그대를 향해 잘 익어가고 있는 내 마음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