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뒤안
나 어릴적 살던 시골집 뒤안(뒷마당)에는 감나무가 한그루 있었다.
감나무에 오르면
이장댁 앞마당에서 암닭을 쫓고 있는 누렁이도 내려다 보였고
낮술 먹고 골목길을 비틀거리며 지나가는 당골네의 씰룩거리는 엉덩이도 볼 수 있었다.
가끔씩 쐐기에 쏘여 된장을 빤닥종이(비닐)로 싸 붙이고 있어야 했지만
그 감나무는 내겐 안식처 같은 존재였다.
막둥이 첫 울음소리를 들은 것도 그 감나무 위에서였다.
오늘따라 그 감나무가 보고 싶다.
오늘따라 금방이라도 밥먹으라며 나를 부르시던 어머니 목소리가 들릴 것 같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맛은 일품이었는데.
오늘따라 구수했던 어머니의 된장찌개가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