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칼라시 마을 파키스탄 북부 치트랄주 산속에는 빈라덴 뿐만 아니라 칼라시라는 독특한 민족이 살고 있다. 이들은 먼 옛날 알렉산더 대왕의 원정군이 남기고 간 후손들이라는데 그래서 그런 지 생김새가 보다 유럽형에 가깝다. 나는 부토란 이름의 칼라시인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에 묵었는데, 말이 게스트 하우스지 건넌방을 얻어쓴 것에 불과했다. 따라서 부토네 가족들과 화장실을 함께 썼으며, 그의 자식들과 며느리, 부인은 내방을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렸다. 방안에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여기 저기 붙어 있어 밤중에 이상한 꿈을 꾸는데 일조했으며, 아침이 되면 강시복장을 한 부토의 부인이 밥을 먹으라 깨우는 통에 항상 깜짝 놀라며 깼다. 밤이면 별이 쏟아지고, 건너편 계곡에선 에메랄드 빛 물이 흐르고, 옆방에 묵는 일본애들이 하루종일 피우는 하시시 냄새가 코를 찌르던 칼라시 마을이 그립다. @ Bumburet Chitral, Pakistan
탕수
2006-11-10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