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老母) 노모여 늙지 않으려했으나 낡지 않으려했으나 아침 일찍 손가방을 엉덩이에 꿰차고 굽어진 허리를 몰래 펴기위해 집을 나서는구나 아들며느리 새벽 밥상 차려 학교 보내고 선 채로 밥 한 술 말아먹노라 누군가의 아들며느리 알찬 미래를 위해 손주놈들 깨워 또 학교 보내노라 노모여 어디로 나서는가 시월의 햇살 채 드리워지기도 전에 붉게 물든 비상등을 낯 몰라라 한 채 늙지 않으려 했으나 낡지 않으려 했으나 나 아직 쓰일모 있다해도 나 아직 쓰일모 없다해서 아침 일찍 그 모습 그림자도 비추기 싫어 깊숙히 고개 숙여 어디로 가는구나 노모여
알섬
2006-11-03 2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