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그렇게 약속할걸 그랬나? 우리도 그렇게 약속할걸 그랬나? 아오이와 준세이처럼.. 아주 멀리있는 날.. 아주 먼 곳에.. 아주 유명한 곳에서.. 언젠가 다시 만나자고.. 그렇게 멀리있는 곳이 아니라도 절대 못 찾을리 없는 장소는 너무도 많았는데.. 남산에서 만나자~ 63빌딩에서 만나자~ 언제나 우리가 데이트를 시작했던 장소. 너희 동네 지하철역에서 만나자~ 그래, 거기서 만나자고 할걸.. 지하철역은 좀처럼 변하지 않을텐데.. 니가 이사를 가도 지하철만 타면 찾아올 수 있을텐데.. 헤어질걸 몰라서 그런 약속도 못했지. 혹시 헤어질수도 있다는건 생각도 못해서.. 가끔씩 막연한 미래를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 안에는 늘 니가 있었으니까.. 5년후에 우리 뭐하고 있을까? 10년후엔 우리 뭐하고 있을까? 그래, 늘 우리였으니까.. 헤어질땐 서로가 너무 미워서 그런 약속도 못했지. 다시 보고싶어질진 몰랐으니까.. 미움은 그렇게 금방 지나간다는걸 몰랐으니까.. 처음 만나 단숨에 좋아졌던 우리. 겨우 두번째 만난 날이었나.. 서로 커피값 내겠다고 실랑일 벌이다가 니가 그렇게 말했을때 - 그럼 이번엔 그 쪽에서 내세요 다음엔 제가 살게요 그 말을 들은 나는 용기백배해서 물어봤지. - 그러니까 다음이.. 있긴 있다는 거죠? 그렇게 다음번엔 니가.. 그 다음번엔 또 내가.. 마치 서로 갚을것이 있어 만난다는듯 우스운 핑계로 하루가 멀다하고 만나던 그때. 그때도 가을.. 지금보단 덜 추웠던거 같기도 하고, 아니, 봄보다 더 따뜻했던거 같기도 하고.. 니가 없어졌는데도 난 아직도 가끔 니가 살던 동네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곤해. 아직도 이 곳에 사는지 궁금해 하면서.. 혹시 이사는 갔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면서.. 너도 이 지하철역을 지날때마다 한번씩 나를 찾아보나 생각하면서.. 늘 그런건 아니지만 지금은 가을이니까.. 가을.. 이라고 소리내서 말해보면 입안 가득 쓸쓸한 바람이 고이는것 같다고.. 낙엽처럼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추억을 찾던 오늘, 하루는 너무 길고 또 외로웠다고.. "사랑을 말하다.." 성시경 푸른밤 라디오에서...
‡ T r a u m a ‡
2006-11-02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