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공원에서 살다보면 참 변덕스런 마음이 들때가 있다. 그렇게 변덕스러움이 나를 감쌀땐 나도모르게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런 하늘이 너무 가을 스러워 감탄하며 감탄사를 풀어낸다. 지난주 회사 근처 유엔묘지 내에 새로운 메모리얼 공원이 생겼다. 한국전쟁 당시 순국한 유엔군의 명단을 한글자 한글자 새겨 놓은 것이다. 웬지 그 곳에 가고싶어 점심시간 짬을 내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행사품으로 함께 주는 음료수 한병을 들고서 귀에는 아이팟을 타고 나오는 시끄러울듯 한 노브레인 음악을 들으며 가을하늘과 가을로 물든 유엔공원묘지를 나홀로 즐기며 걷는다. 그곳에서 만난 시선에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부산에 또 하나의 산책하기 좋은 곳이 생겼다는 만족감에 흐뭇하다.
빅터
2006-10-31 0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