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편한 세상
2006.10 수영강
인간사 모든 일 다 마치고 나서 낚시터에 돌아와 고기를 낚네.
강호에 병이 깊어 자취 드물고 성근 비 연기에 유유한 생활.
한 동이 술에 푸른 산이 어리고 외로운 돛에는 달빛만 가득하다.
갈매기 해오라기와 언약을 맺고 물인가 구름인가 정처 없네.
찬 서리에 단풍이 다 지고 갈밭에 맑은 이슬 내릴 즈음
노래 멎자 물결이 고요해지고 꿈을 깨니 저녁 밀물 밀려온다.
칠리탄 엄자릉이 스승이라면 삼려 굴원은 다정한 친구일세.
긴 하루는 낚싯대 끝에 저물고 바람 따라 조각배는 제 맘대로 떠가네.
세상사 흥하고 망하는 일을 어이 비웃고 손가락질하리.
가는 세월을 어찌하리, 모두가 운명인 것을.
세상의 명예와 이욕은 부질없는 일. 아아! 부귀도 그만 헛된 것이로다!
도롱이 우장옷을 비단옷보다 낫게 여기며 좋은 수레 높이 탈 생각은 아예 잊었노라.
의내곡 한 곡조 부르는 것은 단아한 흥취일 뿐
노래로써 고기를 잡자는 것이 아니라오.((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