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바다로
서해로 가면
길이 끊어지지 않고
바닷 속으로 달려간다
모든 것을 끊고, 잊어버리고
잘라내는 바다도 있지만
나누고 품는 서해의 바다는
흙 속에 발목을 깊게 담그고
발밑의 생물들과
저물어 오는 물길을
다 같이 바라보게 해준다
지나온 길에서
버려두고, 떨어뜨린 생물들이
도착해 하나가 되니
못이겨 셔터라도 눌러대는
헛된 욕심이라도
챙겨야 하지 않을까
이 흙과 바다 속에
더러운 찌꺼기들과
더 한 마음들을
던져버린다면
어떤 의미에서의 재활용일까
쓸 데 없는 마음의 투척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