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공장 ~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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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굴뚝 위로 솜사탕처럼 달콤한 이야기들이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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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는 그 달콤한 구름을 타고 다닌 적이 있었는데 어떤 고도의 바람을 추진력으로 날아가는 그 허풍쟁이 근육질의 조종사
는 핸들이나 브레이크가 없다는 이유로 방향과 속도를 무시하고 엉뚱한 곳으로 나를 데려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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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상으로 돌아온 나는 生의 半을 외곽도로 공사현장에서 보냈는데 날마다 삽을 쥐고 그 적자뿐인 손익계산서를 쓸 때, 가
끔 시커멓게 몰려가는 먹구름 사이 손바닥만하게 열린 하늘 안쪽에서 누군가 벌겋게 달궈진 부젓가락을 휘두르며 큰 소리로 심하
게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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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지상에서도 구름을 사칭한 대머리독수리가 갑자기 기수를 돌려 그 거대한 자본의 심장을 뚫고 들어간 이후, 현대의 神은
토마호크미사일처럼 저돌적으로 날아오는 생체의 제물을 즐겨 먹는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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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한 세계에서 한 세계로 마음만 이사 가기 위해 제공된 천민자본의 출처는 역사기록 어디에도 없다, 다만 하늘 한켠
으로 연막처럼 소곤소곤 피어오르던 뭉칫돈들이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고 감쪽같이 증발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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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이 가까워질수록 악취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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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이 몰려오고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가 수상하다 그러나이제 더이상 비자금을 추적하지 말라, 돈을 세탁하는 것은 좀더
성스러운 곳에 쓰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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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하늘은 언제쯤 전면 개방할 것인가, 밤마다 아득한벼랑 끝에 서서 총총 언 손을 비비며 꺼질 듯 온 힘을 다해 어둠
에 종사하는 저 허공의 어린 천사들
詩 이덕규
이덕규,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문학동네)에서
- 사진속풍경 http://ggun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