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행(僥倖), 사행(射倖) 그리고 다행(多幸) 돌아보니 사십 인생에 변변한 요행이 없다. 일주일에 한 차례씩 신문을 장식하는 로또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씩 동네슈퍼 사은 행사품 정도는 얻어 걸려야 사는 재미가 나지 않더냐. 허나 달리 생각해보면 그런 변변찮은 요행조차 없었기에 반듯한 삶을 쪽박내는 사행에 기울지 않을 수 있었던 듯도 싶다. 삶이 엄중할수록 요행을 바라는 마음은 크게 동하고 사행은 일확의 꿈으로 멀쩡한 이들의 속내조차 부풀게 하는 법. 허랑한 마음을 안돈하고 삶터를 돌아보니 이제사 내 인생의 요행이 또렷이 보이는구나. 내 모습을 그대로 빼다박은 판박이 아들에 내 성정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귀염둥이 딸내미. 그리고 그 생명들의 원천이자 내 삶의 반려인 인내심 많은 아내. 이보다 큰 요행이 어디 있으랴. 이처럼 큰 다행이 어디 있으랴. BESSA R2M + NOKTON 35mm + AGFA ultra
자투리
2006-10-26 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