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몰래 지워져 나간, 내 청춘.......
군대의 하루는 사회의 한달과 같았고, 군대의 한달은 사회의 일년과 같이 느리게 흘러 갔다.
하루라는 시간이 이렇게 길고, 한달이라는 시간이 어찌 보면 사회의 1년 보다 지루하고 느리게 느껴 졌다.
한달 위의 고참은 사회의 1년 위의 선배 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 하였다. 휴가든 훈련이던지 일 주일 차이로 희비가 교차 될 정도로 군대는 시간적 변화 또한 큰 조직이었다.
군대에 있는 동안, 이렇게 느리게 흘러 가는 시간을 참고 인내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친구들의 편지를 기다리고, 가족들의 면회를 기다리고, 다음 휴가를 기다리는 이러한 기다림의 연속이 시간을 더 더디게 만들었다.
이런 와중에 달력에 흘러 간 날짜를 지워 가는 취미를 얻게 되었다.
이런 행동은 쫓나 빠진 행동이어서, 화장실에서 몰래, 밤에 몰래 지워 나갔다. 만약 고참한테 들키기라도 한다면...... 뒷 일은 상상 할 수도 없었다.(사실, 좀 아이러니하지만, 이 취미는 고참 한명이 시간이 잘 가는 비법이라며 몰래 가르쳐 준 것이었다. )
바쁜 이등병 시절엔, 몇일씩 몰아서 지울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