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을 위하여 찢어져도 좋을만큼 바람을 가르고 나면 팔랑개비는 식은 땀을 흘리며 그만 달려주길 바라지만 아이는 그 속도 모른 채 온몸이 찢기도록 들판을 달린다 제발 멈춰져 어지러워 그래도 아이는 아랑곳없이 바람을 맞서 달리다 하늘로 날리지 그만 하늘과 맞선 팔랑개비 요술처럼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어느새 꼭 쥔 팔랑개비는 달리지 못하는 박제가 되고 시간을 머금은 채로 바람을 머금은 채로 나를 따라 나이만 먹어버렸다
알섬
2006-10-2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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