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어느 산속으로 숨어 들어가려는 붉은 해
전라도 어느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곳을 지나고 있을 때였다.
이제 주황빛으로 물든 하늘은 점점 푸른빛을 점령하며 붉던 태양이 산아래로 잠겨지고 있었다.
이런 순간엔 누구나 온 몸에 몇 초간의 긴장을 느끼리라.
뒷좌석의 카메라를 꺼내들고 숨을 죽였다.
앵글속에 보여지는 저 멀리 빛과 그림자...
그리고 노출의 결정.
긴장이 한참 지속된 후 난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이틀이 지나고서야 슬라이드를 현상할 수 있었다.
그 속에 잠자고 있던 그 일몰의 아름다움... 숨이 막히는 듯 느껴졌다.
아나로그의 기쁨속엔 기다림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겠지.
Canon EOS30 & Tamron 28-75 & Velvia100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