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할일이 없어 사진기 하나 메고
시골길을 어슬렁 거린다
지난한 내게 반겨주는 노란 꽃 몇 송이
많지도 않게 피어
브랜드 좋은 모습도 아닌것이
정취를 피어올린다
그래도 꽃이겠지
파란 풀숲에서
혼자 색채를 뽑낸다
한철이 가면 사라질 듯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직 있을 지 모르겠다
해지난 기억 속에 남겨져 있는
사람들...
문득 걸어가는 길 숲에서 나를 보는 시선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삶이란 그런 기억들의 모임일까
더 이상 초대할 자리가 내게는 없었을까
덜렁거리는 사진기로
몇 장 찍지도 못하고 그냥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