門 - 과거와 현재 사이
과거는 회상할 수는 있어도 돌아갈 수는 없는 것.
과거든 현재든 어차피 모두가 관념일 뿐이므로.
그래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는 건,
결국 우리로 하여금 과거를 돌아보게끔 한다는 것.
그렇게 해서 그 매개체들은 과거와 현재 사이의 문이 된다.
관념의 문...
그러므로 저 낡은 문을 열고 들어 설 수 있는가 없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저 문을 통해 우리가 넘어서는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며,
실제가 아니라 관념이기 때문이다.
저 낡은 문을 고이 간직하며 때로 그 너머로 들어설 것인가,
아니면 아예 부숴버리고는 다시는 뒤돌아보지조차 않을 것인가는,
오직 우리의 몫일 것이다.
그런데...
저 문은 나를 유혹하는 동시에 또한 거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