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의 아침을 여는 죽음 릭샤왈라들은 죽음의 도시, 바라나시에 무얼 보러 왔냐고 시비조로 비아냥 거렸지만 꼭 가봐야만 할 것 같은 묘한 이끌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날 저녁 무렵, 아내를 잃은 어린 신랑의 오열을 목격했습니다. 수많은 화장 행렬이 있었지만 눈물로 장례를 치르는 이는 그이 뿐이었습니다. 그 순간, 나는 혹시 내가 득도를 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짙은 살 타는 냄새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상념 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죽음은 삶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이벤트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다음날 새벽부터 다시 시작되는 일상과도 같은 화장과 옆에서 치러지는 목욕, 음욕까지.. 죽음과 삶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았고, 인간과 동물은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digi
2003-10-04 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