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같은...
아주 오래전 어느날,
내 가슴속에서는 희미한 불이
하나 둘씩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을 그리워할 때마다...
당신이 보고싶을 때마다...
당신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때마다...
홍역을 앓는 것처럼
어김없이 알 수 없는 붉은 점들이 생겨납니다.
당신 때문에 켜졌으나,
당신은 모른다 합니다.
아무리 다시 끄려 애써보아도,
하나를 끄면, 둘이 켜집니다.
뜯어내어 보려 해도,
내 심장같은 저 붉은 것들을 떼어내면 내가 죽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어느날,
그렇게 모여 이제는 당신에게로 흐르는
한 줄기 붉은 물결이 되어 넘실거립니다.
이제는 일부러 끄려 하지 않겠습니다.
저 불 하나하나가 자신을 태워 소멸할 때까지
힘들더라도...
아프더라도...
천천히 타서 재가 될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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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은사(奉恩寺) [May 12, 2005]
▶ Canon EOS 300D DIGITAL + Canon EF 17-40mm f/4L USM